사 63:7-14/행 13:26-35/요 21:1-14/시편 23
부활절 넷째주일, 총회제정 교회교육주일/어린이·청소년주일
권의구 목사(연구위원, 군산한일교회)
잔인한 4월이 끝나고 희망의 5월을 맞습니다. 코로나 19로 힘들었던 지난 몇 달, 예배조차도 멈추어 버린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마침 사순절기였기에 우린 스스로 고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절망했고, 어찌할 바 몰라 당황했습니다. 이때 우리 신앙인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어떻게 절망을 딛고 일어서 희망을 외칠 수 있을까? 다시 하나님에게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자 되시는 하나님, 맨발로 뛰어나와 아들을 맞아주시는 아버지 하나님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예레미야 선지자의 외침을 들어 보십시오. “너희가 내게 부르짖으며 내게 와서 기도하면 내가 너희들의 기도를 들을 것이요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렘 29:12-13). 위기와 절망의 상황을 해결하는 열쇠는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요,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거기에 무한한 사랑이 있고 회복의 은총이 있습니다.
여기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과 가르침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현실을 맛보았던 사람, 다른 사람은 다 주님을 버릴지라도 나는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던 사람, 바로 예수님의 수제자로 알려진 베드로입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이 체포되어 끌려갈 때, 멀찍이 떨어져 쫓아가고 보잘것없는 계집종 앞에서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는 연약한 제자였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처형을 당한 후 “나는 물고기나 잡으러 가야겠다”라고 하면서 동료들을 선동해 예수와 함께했던 젊은 날의 사람 낚는 어부의 꿈을 포기하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간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인생은 다시는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저 옛날처럼 디베랴 호수에서 물고기나 잡으며 하루하루 살아갈 운명입니다. 그러나 그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예수님이 다가와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 물을 때, 그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해 ’없나이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는 물음은 마치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의 눈길을 피해 숨어 있는 아담을 향해 “네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시는 하나님의 물음과 같습니다. 하나님과 관계가 끊어진 상태, 하나님 앞에 죄가 있어 숨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실존입니다. 그러니 그들의 삶이 절망입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바로 그렇게 절망하여 하나님한테서 멀어진 인간을 하나님이 찾아오신다는 사실입니다. 에덴동산에 몸을 숨긴 아담을 찾아오신 하나님처럼, 예수님은 젊은 시절의 꿈을 포기하고 절망에 빠진 베드로를 찾아오셨습니다.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는 질문을 통해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신 예수님은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라고 말합니다. 그 말대로 순종했을 때 많은 물고기가 잡히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들의 경험과 수고로 얻지 못했던 고기가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했을 때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잡힌 것입니다. 이때 베드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고 즉시 바다로 뛰어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세 번째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사건입니다. 이때 이미 예수님은 제자들을 위해 육지에 불을 피우고 먹을 것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밤새도록 수고한 제자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선한 목자의 모습입니다. 이때 제자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공생애 동안 같이했던 예수님의 놀라운 사랑과 능력을 다시금 확인하였을 것입니다.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에 위로를 받았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예언하셨던 고난과 죽음, 부활에 대한 가르침이 사실이었을 다시 확신하였을 것입니다. 절망에서 다시 일어나 희망에 찬 삶으로 변화되었을 것입니다. 이후 예수님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베드로는 ‘예’라고 대답함으로 “내 양을 먹이라”는 제자의 사명을 위임받습니다.
우리는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여호와는 나의 목자’라는 말씀을 고백하면서 위로받습니다(시편 23편). 그 위로는 단순한 마음의 위로가 아닌 우리의 필요를 실제로 채워주는 위로입니다. 바벨론 포로기에 포로가 된 이스라엘에게 선포된 이사야 선지자의 메시지도 출애굽의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실제적 위로입니다. 그옛날의 하나님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계셔서, 하나님을 찾고 구하는 자를 만나주시고 위로해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계십니다. 코로나 19로 고통당하는 이때, 많은 사람이 코로나 19가 주는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 묻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 신앙인은 하나님의 뜻을 어긴 우리 인간의 죄악과 탐욕스러운 모습을 뒤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졌던 우리 모습을 회개하고 돌이켜 다시금 하나님을 향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현실에 절망하기보다는 하나님에게로 돌아가서 하나님 안에서 해답을 찾고 위로받아야 합니다. 절망의 늪에 빠져 “고기나 잡으러 가야겠다”라고 한 베드로와 거기에 동조한 제자들의 모습이 여전히 우리 안에도 어른거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사순절기의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부활 후 네 번째 주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난의 주님이 아닌 그 모든 것을 이기고 승리하신 부활의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나 기뻐하며 소망을 갖고 세상을 향한 위로자가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