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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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6. 14. 성령강림후 둘째 주일, 총회제정 총회선교주일

렘1:4-10, 행9:1-19, 마9:35-10:1

안세환 목사(흥덕교회)

예레미야를 부르시고, 사울을 부르시는 사건은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로 이루어지는 사건이지만, 부름 받은 사람에게는 우발적 마주침이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이 우발적 마주침에 예레미야는 감당하기 어려워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고 하면서 주의 부르심에 즉각적 응답을 보류합니다. 사울은 주의 부르심에 눈을 떴으나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사람의 손에 끌려 다메섹 직가 거리 유다의 집에 머무르며 사흘이나 지나서야 아나니아의 안수를 받고 눈을 뜹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하며 말씀도 듣고 신유의 기적도 보고, 귀신이 쫓겨 가는 것을 보았으면서도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주님이 기도하시던 겟세마네 동산에서는 잠들어 있었고, 십자가에 달렸을 때는 주의 사랑하시는 제자 외에는 다 도망갔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난 후에도 그들은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변화된 곳은 사도행전에 의하면 다락방이었습니다. 그것도 기도하고 있는 중에 오순절이 되어서야 성령이 임하고 능력을 받아 복음을 전하는 일꾼이 되었습니다. 이로 보건대 제자들의 사명은 부르심을 받고 바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이 임하고 능력을 받을 때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주께서 부르실 때에는 즉각적 응답으로 능력을 받기도 하지만, 제자들은 첫 부름을 받고 성령의 능력을 받을 때까지 3년여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소명을 받고 주의 일을 하는 시점을 보아야 합니다. “네가 있던 자리에서 벗어나라”는 주님의 명령입니다. “네 있는 그 자리에서 성령의 능력을 받고 일어나라!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입니다. 이 변화가 되지 않으면 세상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예레미야의 삶은 태중에 성별된 사람이었고, 이미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움 받은 사람입니다. 주 여호와의 부르심은 선지자의 삶으로의 변화입니다. 사울을 보십시오. 살기로 기세등등하던 그는 주님과의 마주침으로 변화를 받아 주의 일꾼으로 거듭납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제자들에게 변화가 일어납니다. 변화의 각도가 생겼습니다. 주님을 만나는 이 마주침이 제자들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합니다.

2020년 총회선교주일을 맞이하여 코로나19로 인해 예배에 대한 고민과 신앙생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기존의 모습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가 되어야 합니다. 소명 받기 전의 모습에서 소명 받은 후의 모습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 ‘탈주’라는 용어를 쓰려 합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의 탈주는 새로운 기회, 새로운 시대로의 이동(노마드)입니다. 즉 탈영토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새로운 자리에서 영토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기장이 가야할 길이 바로 이와 같습니다. 기존에 해 왔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 시대에 맞는 자리로 가야 합니다.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하는 예레미야의 심정이고, 주님을 만났어도 눈 먼 사울과 같은 심정이고, 주께서 부르셔서 제자가 되었건만 갈 길이 환히 보이지 않는 어둠과 같은 길이지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다락방의 성도들이 기도하고 성령을 기다리다가 성령의 임재와 능력을 받고 새로운 길을 가는 것처럼 우리도 주님께서 주시는 은혜로 지금의 시대에서 새로운 시대로, 새로운 자리로 나아가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성령으로 능력 받고 믿음으로 정진해 나가는 교회와 성도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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